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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함이 가면이 되는 순간살며 사랑하며 2026. 9. 5. 09:41
악의를 가진 사람은 오히려 알아보기 쉽다. 말과 행동에 드러난 날을 보고 우리는 경계하거나 거리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작 무서운 사람은 악의 없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다.그는 정말 나쁜 뜻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상대를 위한다고 생각했고, 자신은 늘 참고 배려해 왔다고 믿는다. 그래서 누군가 상처받았다고 말하면 상대의 아픔보다 자신의 억울함을 먼저 내세운다.“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다 너를 생각해서 그런 거야.”“내가 얼마나 참고 배려했는데….”상처에 관한 이야기는 사라지고 자신의 선의를 증명하는 이야기만 남는다. 상처를 준 사람은 착한 사람으로 남고, 상처받은 사람은 예민하거나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린다.이러한 모습은 흔히 말하는 ‘착한 아이 증후군’의 그늘과도 닿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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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도 눈감는 사회살며 사랑하며 2026. 9. 3. 22:57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간다. 말은 기록되고 행동은 영상으로 남는다. 과거에는 권력의 그늘에 가려졌을 일도 이제는 수많은 사람의 눈앞에 드러난다.그런데 이상하다.사회는 더 명확히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더 능숙하게 눈감는 법을 배우고 있다.사실이 드러나도 자신의 편이라면 사정을 만들어주고, 상대편이라면 작은 잘못까지 본성으로 단정한다. 무엇을 했느냐보다 누가 했느냐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사실을 보고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결론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사실만 골라 쓴다.그 빈자리를 궤변이 차지한다.잘못을 지적하면 갈등을 조장한다고 하고, 부당함을 말하면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한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보다 문제를 꺼낸 사람이 분위기를 흐린 사람으로 취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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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의 거리살며 사랑하며 2026. 8. 31. 17:51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는먼저 사람들과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특히 초보자라면 주변 사람에게 다가가고,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를 만들어야질문도 할 수 있고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믿었다.그 생각이 틀렸던 것은 아니다.낯선 곳에서 먼저 마음을 여는 것은함께 일하기 위한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되었다.모든 사람이 가까움을 신뢰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어떤 사람은 친절을 만만함으로 받아들이고,편안해진 관계를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관계로 착각한다.말을 잘 받아주면 더 많은 말을 쏟아내고,한두 번 양보하면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기도 한다.그래서 이제는 친해지기 위해 애쓰기보다함께 일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려고 한다.직장은 친목을 위해 모인 곳이 아니다.각자의 역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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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는 최선을 다하되, 설득에는 끝을 둔다.살며 사랑하며 2026. 8. 29. 22:27
소통의 완성은 내가 말을 마치는 데 있지 않고,내 뜻이 상대에게 도착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오해가 생기면 다시 설명했고,말이 부족했다 싶으면 표현을 고쳐 전했다.진심을 다해 말하면 언젠가는 서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그러나 살아보니 소통은 혼자 완성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말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할 책임이 있지만,듣는 사람에게도 그 뜻을 자신의 감정이나 입장으로 바꾸지 않고한번쯤 그대로 받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했다.나는 예의를 이야기했는데 상대는 반항으로 받아들이고,나는 불편했던 방식을 이야기했는데 상대는 권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그럴 때마다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고 해서반드시 내 뜻이 더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었다.받을 주소를 바꿔놓은 사람에게같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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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불립, 누구에게 묻는 말인가?!살며 사랑하며 2026. 8. 28. 09:55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말, 무신불립.나는 이 말이 믿음을 요구하는 말이 아니라, 믿음을 얻을 만하게 살아가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면 타인에게 건네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물어야 할 말이다.그런데 때로는 그 뜻이 거꾸로 달리는 듯하다.“내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것으로 이미 증명된 것 아닌가.”높은 자리를 자신의 옳음에 대한 증거로 내세우고, 질문을 불손함으로 받아들이며, 따르는 것을 신뢰라고 여기는 모습을 볼 때 그렇다.하지만 자리는 역할을 맡긴 것이지, 그 사람의 모든 판단이 옳다고 보증한 것은 아니다. 어제 인정받은 능력이 오늘의 잘못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권한이 있는 만큼 설명해야 한다.영향력이 큰 만큼 신중해야 한다.결정할 수 있는 만큼 그 결과에도 책임져야 한다.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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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탱하는 세 가지살며 사랑하며 2026. 8. 27. 16:24
최고가 되자.완벽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왔다.일을 잘하고 싶었고, 깊이 이해하고 싶었고, 말과 행동에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그러려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조금 덜 자고, 끼니를 미루더라도, 해야 할 일을 끝내는 것이 먼저인 줄 알았다. 몸을 돌보는 일은 여유가 생기면 해도 된다고 여겼다.그러나 살아보니 알게 되었다.그 모든 다짐을 감당하는 것은 결국 내 몸이라는 것을.몸이 지치면 평소에는 넘길 말에도 날이 섰다.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기도 버거웠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 그럴 때면 나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스스로를 다그치곤 했다.하지만 내게 필요했던 것이 언제나 더 큰 결심은 아니었다.때로는 충분한 잠이었고, 제대로 차린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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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에서는 많이 지껄여야 한다.살며 사랑하며 2026. 8. 26. 08:24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나 거짓 정보를 떠드는 사람을 싫어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 사실인 것처럼 말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는 행동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그러나 예외적으로 많이 지껄여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교육장이다.교육을 받다 보면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이것은 이런 원리 아닐까?’‘이 신호가 여기로 들어가서 저 부품을 작동시키는 것 아닐까?’하지만 확신이 없으니 주저하게 된다. 틀린 말을 했다가 민망해질까 봐 입을 다문다. 그런데 교육장에서만큼은 정확히 모르더라도 내가 이해한 것을 말로 꺼내놓아야 한다.“제가 이해하기로는 이런 것 같은데, 맞습니까?”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야 교육자는 내가 무엇을 알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잘못 연결하고 있는지 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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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다.살며 사랑하며 2026. 8. 25. 03:01
일 때문에 일본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낯선 거리를 걷고, 새로운 풍경을 보고, 그곳의 질서와 생활을 살폈다. 좋은 것도 참 많았다. 그럴 때마다 가족이 떠올랐다. 다음에는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했다.처음에는 오래 머물 생각도 있었다. 이곳에서 살아도 괜찮을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헤아려 보았다.하지만 함께 일하기로 한 사람과 소통이 되지 않았다. 분명히 정해야 할 일들이 계속 뒤로 밀렸고, 연락을 해도 돌아오는 말은 늘 같았다.“조금만 기다려.”기다림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떤 책임을 바탕으로 기다리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는 필요한 설명을 하지 않았고, 약속은 흐릿해져만 갔다.나는 짐을 쌌다.더 기다리면 상황이 나아질지도 몰랐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