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 빛을 품은 조각들
살다 보면 누구나 마음에 상처 하나쯤 품게 된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돌아온 배신, 이루지 못한 꿈의 잔해, 되돌릴 수 없는 후회. 어떤 상처는 너무 깊어서 시간이 지나도 쉬이 아물지 않는다. 상처를 마주할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생각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상처는 날카롭다. 깨진 유리 조각처럼 조심하지 않으면 마음을 베이고, 그 자리에 깊은 고통이 남는다. 때로는 그 아픔을 피하고 싶어서 애써 외면하고, 스스로를 탓하며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기도 한다. 상처는 보통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삶을 망가뜨리고,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같은 유리 조각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깨진 유리를 빛 아래 두면 날카로운 조각들은 각기 다른 각도로 빛을 반사한다. 산산이 부서졌지만, 오히려 그 조각들 덕분에 평범한 유리병에서는 볼 수 없던 다채로운 색이 피어난다. 붉고, 푸르고, 금빛으로 빛나는 조각들은 본래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우리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그 상처를 아픔으로만 받아들이면 언제나 고통의 무게에 짓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상처를 통해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상처는 단순한 결핍이나 흠이 아니라 우리를 더 빛나게 만드는 경험의 조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상처 때문에 주저앉는다. 반면에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상처를 계기로 더 단단하고 빛나는 사람이 된다. 상처를 아픔의 흔적으로 남길지, 빛을 품은 조각으로 바라볼지는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물론 쉽지 않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마주하는 일은 고통스럽고 두렵다. 하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자신을 탓하며 상처 속에 갇혀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 상처를 빛 아래 두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것인가.
당신의 마음속에 깨어진 유리 조각들이 있다면, 그것을 가만히 빛 아래에 놓아보라. 그 조각들은 흠이 아닌 당신만의 빛을 품은 흔적으로 반짝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상처의 의미는 당신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